Thursday, October 10, 2013

바르샤바

원래 바르샤바는 무지무지 아름다운 도시였다.

제2차 세계대전 도중 1939년의 바르샤바 방위전, 1943년의 바르샤바 유대인 봉기와 1944년의 바르샤바 봉기와 같은 대규모 시가전이 발생하면서 온 도시가 박살이 나고, 더군다나 공산주의 치하에서 재건에 나서는 바람에 대부분의 유럽 도시와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삭막하기 짝이 없는 콘크리트 건물이 도처에 널려있고, 유럽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15층이 넘는 성냥갑 아파트 까지 있다. 옆동네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와 이곳을 동시에 둘러보면 실로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도시의 분위기를 한껏 다운시켜 주는 건물이 위의 사진속 오른쪽에 위치한 크고 아름다운 건물인 "문화과학궁전"으로, 이 1955년에 이오시프 스탈린이 폴란드 인민들에게 주는 선물이랍시고 지은 건물이라 전형적인 스탈린 양식의 건물이다. 근데 스탈린은 1953년에 죽었는데 저건 스탈린 유령이 준 선물인가? 폴란드 사람들은 이 건물을 무척이나 싫어하며 관련 농담도 있을 정도이다.

모스크바 대학 본관이 이거랑 비슷하게 생겼으며, 소련 치하에 있었던 나라인 라트비아의 리가나 리투아니아의 빌뉴스에도 비슷하게 생긴 건물이 있다. 문화과학궁전을 철거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비극적인 역사에 대한 상징의 의미로 보존을 결정했다고 한다.그래도 모스크바보다는 낫다. 모스크바에는 스탈린 양식 건물이 7개나 된다.

참고로, 문화과학궁전의 벽면에서는 사회주의 투사들의 조각상들을 볼수 있는데, 북한 여성도 있다.

그렇긴 하더라도, 폴란드인들은 바르샤바를 정말 최선을 다하여 재건하였다. '벽돌 한 장까지 고증을 거쳐 재현된 도시'라는 별명이 바르샤바에 붙여져 있다. 유치원 아이들 스케치북에 그려진 바르샤바의 풍경들과 외국 동포들이 보낸 소중한 사진들도 긁어모았으며, 쓸만한 벽돌들도 다 모아서 재건하였다. 보이 스카우트도 동원되어 도시 재건에 힘썼으며, 고풍스러운 느낌을 재현하기 위하여 일부러 벽돌이 살짝 낡은 느낌이 들게 할 정도로 상당히 정성스럽게 재건하였다.덕분에 외국에서 바르샤바로 관광 온 사람들은 상당히 오래되고 고풍스러워 보이는 이 도시의 역사가 70년 밖에 안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그만큼 복원에 대한 폴란드 인들의 열망이 가득했다는 것.

하지만 그렇긴 해도 바르샤바 전체를 다운시키는 문화과학궁전의 위엄이란... 참고로 동유럽에서 가장 볼만한 도시로 크라쿠프, 프라하, 부다페스트를 꼽는데 바르샤바가 빠진 이유가 바르샤바 민중봉기 때 완전히 초토화 되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