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29, 2013

Be Connect!

창조는 네트워킹이다. Be Creative! 


북쪽의 고향을 떠난 지는 14년, 남한살이는 어느덧 9년이 되니 창조적인 사람이 되라는 이 구호는 저에게도 너무 뻔한 문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혹은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인재가 되라곤 하죠. 


그러나 저는 Be Creative가 아닌 Be Connective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올해 저는 건국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지만 지금은 전공과는 좀 색다르게, 여러 가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한청년, 북한청년, 해외교포친구들과 함께 무역회사 창업 준비 등 현재 12개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들 모두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입니다. 그러나 거창하게 이전에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것들의 연결고리를 찾아 다리를 놓다보니 새로운 것이 만들어졌죠. 영감을 얻은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 머릿속에 새 프로젝트에 대한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래서 창조는 네트워킹, 즉 융합(Convergence)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A를 보면 A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B를 생각해보고, B를 발견하면 C를 생각해보고 ABC가 연결이 되면 그게 또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요즘을 융합의 시대라고 합니다. 융합은 기술, 전문지식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탈북청소년학교인 여명학교에서 미디어교육을 맡고 있는데 영상이 창조성과 굉장히 잘 맞는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애들이 다른 수업 때는 일방적으로 앉아 수업을 듣는데 미디어 수업시간에는 자신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고, 촬영하고, 편집도 해야 합니다. 세 컷의 영상을 찍는다고 하면 그 세 컷 안에 자신들이 표현해야 할 것들을 전부 담아야 하니 아이들의 경험과 지식과 표현능력들을 보여줘야 하죠. 시나리오를 쓰느라 글을 써야 하고, 한 단어, 한 단어 미디어 언어로 표현해야하니 고민해야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니 영상미디어 교육이 애들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창조는 협동에서 나온다


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다보니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이죠. 뭔가를 할 때 일이 많거나 바쁘기 때문에 힘들기보다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가는 게 제일 힘듭니다. 시작은 혼자 하더라도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서로 호흡이 잘 맞으면 일 진행도 빨라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생겨나는데 이 협동이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함께 협동하여 뭔가를 만들어내기보단 서로 경쟁하도록 만든다는 겁니다. 대학교 때까지 상대방과 경쟁하는 시스템 안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은 졸업 후, 회사에 취직하려고 하지만 회사에서는 창의적이고, 팀웍을 잘하는 인재를 찾습니다. 교육을 통해 배출하는 인재와 사회가 원하는 인재 간에 모순이 있는 거죠.

교육으로 유명한 나라 핀란드는 누구도 1등을 원하지 않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협동하도록 만듭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이 풀어야할 문제이고 동시에 창의적인 인재를 만드는 길이 아닐까요?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선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겠죠. 저는 매일 아침마다 강아지 조이와 산책하면서 묵상을 하는 시간을 갖는데 주로 그때 아이디어가 제일 많이 떠오릅니다. 세상에 새로운 창조는 없습니다. 이미 창조되어 있는 것들을 우리가 발견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연결시켜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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